도서관운영위원회에서는 13일 신간위주로 도서가 일단계 정리가 되고 컴퓨터 보완과 도서관리프로그램 설치가 되는 시점을 27일 주일까지로 보고 대출업무를 시작하려 합니다. 운영방법은 도서관 지원자원봉사자로 수요일,토요일과 일요일 10시 부터 5시까지 대출,반납운영을 하고 월,화 목금은 쉼터 운영 자원봉사자가 운영 하는 방식으로 시작 하려 합니다.

그러기위해서는 이번주(13일) 신간 도서위주의 책정리가 돼야 합니다. 자원봉사자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현재 사용중인 도서관컴퓨터를 검색용으로 사용하고 본체만 1대를 구입하기로 하였습니다. 조립용으로 교인중에 전문가의 도움을 받기로 하였습니다.

도서관리프로그램은 포스정보라는 회사의 책꽂이라는 프로그램을 구입하려 합니다. 다른 좋은 프로그램이 있으면 운영위에 알려주십시요.

모쪼록 열심을 다해 지역에 그리스도의 향기를 알리는 도서관으로 자리를 잡도록 많은 기도부탁드립니다.

아래에는 다른교회 어린이도서관의 사례를 실습니다. 참고가 되듯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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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교회에서 만들어가는 어린이도서관의 꿈



한상수







동녘작은도서관은 동녘교회에서 세운 어린이 도서관이다. 동녘교회는 1주 평균 20여명이 출석하는 아주 조그마한 규모의 임대 교회이다. 그러니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교회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편이다. 동녘교회의 예배당은 3층 짜리 단독주택의 1층 상가(약 30평)를 임대해서 사용하고 있다.

우리 교인들은 조그만 공간이지만 이 공간이 1주일에 서너 번 예배드릴 때만 사용된다는 것이 너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과 함께 호흡하지 못하는 교회에 대한 부끄러움을 가지고 있었다. 6개월 정도 고민을 했다. 개인적으로 책을 좋아하는 관계로 마을 도서관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다. 그런데 조그만 교회에서 하는 마을 도서관에 사람들이 오지 않을 것 같았다.

이러한 고민을 해결해 준 것이 이주영 이사장님이 쓰신 『어린이 책을 읽는 어른』이었다. 그 책에는 <어린이책 사랑방>이란 개념이 소개되어 있었고, 가능한 공간에 이런 형태의 어린이 도서관을 많이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선생님의 주장이 있었다. 우리 어린이들이 현재 어떤 책을 읽느냐하는 것에 우리나라의 미래가 달려있다고 하는 이주영 선생님의 주장에 가슴 깊이 동의할 수밖에 없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조그만 공간이 우리 어린이들이 좋은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고, 여러 가지 문화 경험을 하게 해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면 그보다 더 의미 있는 일은 없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교인들과 이러한 얘기를 함께 나누고 본격적으로 도서관 설립을 준비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우리가 과연 할 수 있을까 하는 염려와 이 조그만 공간에 과연 사람들이 와서 이용을 할까 하는 우려들이 없지는 않았다. 상당부분 일리 있는 주장이었다. 사실 우리들이 가지고 있는 힘은 너무 미약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가 하려고 하는 일이 의미가 있고 올바른 길이라면 분명히 방법이 있을 것이란 확신이 들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하지 않았는가?

우여곡절 끝에 도서관을 추진하기로 결정을 하고 구체적인 준비에 들어갔다. 기본적인 설계도조차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가장 먼저 어린이도서연구회(이하 어도연)로 찾아갔다. 어도연에서 조월례 선생님에게 많은 조언을 듣고 관련 자료들을 검토하였다. 다행이 일산에는 동화읽는어른 모임도 활성화된 편이고, 어린이 전문 서점도 있기 때문에 여러모로 도움을 받을 수 있었다. 특히 일산동화나라를 운영하시는 정병규 선생님의 도움은 도서관의 개관과 운영에 절대적인 도움이 되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번 정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다.

도서관 개관에 있어서 가장 시급한 것은 도서 구입과 책장을 마련하는 일이었다. 당시 교회에는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던 교회 내 문고가 500여권 있었다. 이 책들은 거의 대부분이 어른용 도서였고, 책장은 앵글 책장 3개가 전부였다. 교회 재정이 넉넉하지 못한 형편이었지만 교인들의 동의를 구하고 1999년도 선교비 전체를 도서관 사업에 지원받기로 했다. 도서 구입비로 지원받기로 한 선교비는 120만원이었다. 그리고 책장은 최소의 비용을 들여 준비하기로 했다. 책장을 산다는 것은 예산상 불가능했고, 작은 교회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해 MDF를 직접 구입해서 교인들과 함께 짜기로 했다. 생전 처음 하는 일이었지만 달리 방법이 없었기 때문에 교인들과 뚝딱뚝딱 책장을 짰다. 총 12만원의 재료비를 들여 아담한 책장 5개를 확보할 수 있었다.

이제는 그 책장에 꽂을 책을 구해야 할 순서였다. 몇몇 출판사에 직접 찾아가 사정을 설명하고 약간 할인된 값으로 어린이 도서를 구입했다. 그런데 그렇게 하다보니 책을 다양하게 구비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었다. 그래서 어도연의 추천도서목록을 참고하여 예산에 맞춰 동화나라에서 구입을 하였다. 그리고 교인들이 집에 가지고 있던 어린이책들을 기증하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모인 책이 약 300권이 되었다. 이때는 어떻게 하면 책을 한 권이라도 모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만 했던 것 같다. 책들을 분류하는 작업도 만만한 일은 아니었다. 예산이 없는 관계로 전산 작업을 하지 못하고 수작업으로 일일이 분류 작업을 하였다. 그때는 정보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아무리 사소한 일이라도 신경이 많이 쓰였다.

개관 목표일을 1999년 3월 28일로 정하고 꼼꼼하게 준비를 해나갔다. 도서를 모으는 작업 못지 않게 중요한 일이 도서관을 알리는 일이었기 때문에 개관에 맞춰 도서관신문을 내기로 했다. 신문을 만드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다행히 내가 편집관계 일을 했기 때문에 다른 사람보다는 쉽게 신문을 준비할 수 있었다. 8절지 1장에 양면으로 인쇄하는 형태로 신문을 만들었다. 이렇게 한 이유는 이 형태가 비용이 가장 저렴하게 들기 때문이다. 어린이 도서관의 개관 취지와 소장도서목록 등이 실린 신문을 제작하여 어린이 전문서점과 일간지의 간지로 배포하였다.

도서관 개관 시간은 도서관을 전문으로 담당할 사람이 없었으므로 교인들의 자원봉사가 가능한 토요일만 열기로 하고, 자원봉사자가 확충되는 대로 개관 시간을 늘려나가기로 했다. 다행이 그 당시 내가 다니는 회사가 토요휴무제를 실시했기 때문에 토요일 봉사가 가능했다. 연회비는 만원(2000년부터는 2만원)으로 정하였고, 대여료는 무료로 하기로 했다. 대여권수는 어린이 도서 4권, 어른 도서 4권까지 대여해 주기로 했으며, 대여 기간은 일주일이었다. 그리고 연체료는 1주일에 권당 300원씩을 받기로 했다. 연체료를 받는 것은 도서가 적기 때문에 연체를 막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신문까지 돌리면서 홍보를 했지만 첫 두 주 동안은 단 1명도 도서관을 찾지 않았다. 아침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자원봉사자만 도서관을 지켜야만 했다. 덕분에 책은 실컷 읽었지만, 도서관의 앞날에 대해 많이 걱정할 수밖에 없었다. 다행히 세 번째 주에 두 명의 회원이 등록하면서 봉사자들에게 힘을 주었다. 그리고 일산지역에 있는 동화읽는어른 모임의 신입회원 교육을 도서관에서 진행하였다. 6주간에 걸친 교육은 많은 분들이 오셔서 성황리에 진행되었고, 도서관을 일반 주민들에게 알리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교육이 끝나면서 교육에 참여하였던 분들이 회원으로 많이 등록하면서 도서관은 활기를 띠게 되었다.

회비 수입이나 교인들의 정성어린 헌금 등을 통해 조금이라도 예산이 확보되면 바로바로 어린이 책을 구입하였다. 동화나라에만 가면 도서관에 없는 책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에, 저 책들을 언제 도서관에 모두 구비하나 하는 생각만 하였다. 사고 싶었던 책을 사게 되면 너무나 행복하였다. 다행히 도서관이 조금씩 알려지면서 여기저기서 기증도서들이 많이 들어왔다. 기증도서들을 선별해서 정리하는 일도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한 권씩 서가에 꽂히는 책들을 보면 조금도 피곤하지 않았다. 언젠가는 동화나라에 있는 좋은 책들을 모두 도서관에서도 소장하겠다는 바램을 마음 한구석 간직하곤 했다. 한마디로 사고 싶은 책은 너무 많았는데 돈은 없었던 것이다.

이렇게 한 권 두 권 책을 모아 나갔고, 여름이 되자 회원수는 어느덧 60명을 넘어서게 되었다. 주중에도 열었으면 좋겠다는 회원들의 요구가 있어, 전도사님이 봉사를 하시기로 하고 수요일 오후에도 도서관을 열기로 했다. 그리고 동화읽는어른 신입회원들이 도서관 봉사를 하기로 하여 화요일 오후에도 열 수 있게 되었다. 여름에 도서관신문 2호를 내었고, 이때에는 어린이 전문서점에서 책을 기증받기로 하고 후원 광고를 실을 수 있었다. 조금씩이나마 한 발 한 발 차곡차곡 발전을 해나간 것이다. 처음에는 교회가 하는 것이라서 의혹의 시선(혹시 교회에 나오라고 하지 않을까 하는)도 있었지만, 우리들의 진심을 알게 된 분들이 회원으로 가입하고 도서관 일에도 음으로 양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다.

도서관 개관 1주년을 맞아 그 동안 오랫동안 소망했던 도서관 상시개관체제를 맞게 되었다. 시에서 공공근로사업장으로 지정 받아 도서관 간사를 지원 받게 된 것이다. 어린이도서관 운동에 사명감을 가지고 계신 귀한 간사님이 전문적인 안목을 가지고 도서관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었다. 이 공공근로사업은 다른 어린이도서관에서도 신청해 볼 만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 도서관은 지금껏 생각만 하고 구체적으로 추진하지 못했던 많은 프로그램들을 가지려고 한다. 도서관내에 동화읽는어른 모임을 만들기로 하였고, 정기적으로 회원들이나 어린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강좌도 열려고 한다. 그리고 미술학원이나 유치원 등과 같은 어린이 교육기관 등의 도서관 견학 학습도 추진하려고 한다.

300권으로 시작했던 어린이 책은 이제 1,200여권으로 늘어났고, 세 개였던 책장은 15개로 늘어났다. 돌이켜보면 이러한 모든 과정에 보이지 않는 분의 힘이 작용한 것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곤 한다. 문제가 발생했을 때는 그 문제를 극복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어떤 것이 필요로 할 때는 그것을 구할 수 있는 지혜를 여러 경로를 통해 깨닫곤 했다. 참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선한 뜻을 가진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은 것이 한두번이 아니다.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고 한 옛말이 정말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으로 결과를 두려워하지 않고 내가 서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가짐으로 시작한 일이었다. 그렇게 1년이 지난 지금 그 당시 소망했던 대부분의 바램들이 이루어졌다. 참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주위의 많은 분들이 너무 힘들지 않을까 애정 어린 염려를 해주셨다. 그런데 솔직히 말하면 하나도 힘들지 않았다. 오히려 너무너무 행복한 시간들이었다. 참으로 아름답고 선한 마음을 간직하고 있는 좋은 분들과의 만남은 내게 과분한 행복을 주었다. 좋은 책을 보고 즐거워하는 어린이들의 모습을 보는 것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행복이었다.

이제 자기 주변에서 무언가 시작해 보려는 분들이 계시다면 자신 있게 권고하고 싶다. 일단 시작하시라고 말이다. 그렇게 시작하게 되면 주위에 도움을 주고자 마음을 열고 있는 많은 분들이 있음을 금방 깨닫게 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학교 도서관을 활성화하는 것도 좋을 것이며, 이것이 여의치 않으면 우선 학급 문고라도 만드는 것도 좋을 것이다. 자기가 다니는 교회에 도서관이 없다면 어린이도서관을 만들자고 건의하자. 불과 20여명이 다니는 교회가 하는 일이라면 우리 나라의 어떤 교회라도 의지만 있다면 할 수 있는 일이 아닐까? 아니면 아파트 관리실이나 동사무소의 비어있는 공간이라도 좋을 것이다. 아니면 내 아파트의 방 한 칸을 이용해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우리가 하려는 일이 선한 뜻이고 의미 있는 일이라면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현재 내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처럼 아름다운 일은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그 과정에서 맛보는 행복을 직접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느끼기 힘들 것이다.

어린이 도서 운동에 헌신하고 계시는 많은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며 부족한 이 글을 마치고자 한다. - 이 글이나 저희 도서관에 대해 문의가 있으신 분은 hj2878@hitel.net로 메일을 주시면 성의껏 답변해 드리겠습니다. 2000년 여름 - ▣(글쓴이 한상수님은 동녘작은도서관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