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413일 화요일 십자가의 마음

찬송 488장 

성경 마태복음 27:45~50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나이까”(46) 이 말씀은 예수님께서 십자가에서 하신 말씀 중 하나이다. 그런데 마태는 누가와 요한과는 달리 예수님의 십자가의 말씀 중에 오직 이 한 문장만 기록하고 있다. 그 이유는 마태에게 이 말씀이 더 간절하고 처절하게 들려 그의 가슴을 파고들어 왔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마태는 시편 22편을 그대로 옮겨 놓은 듯 십자가 주변을 묘사한다. 고개를 흔들며 조롱하는 사람들, 예수를 모욕하는 사람들, 그리고 그의 옷을 제비뽑아 나누어 갖는 사람 등. 그렇기에 어쩌면 이 예수님의 이 한 마디는 마치 진흙 속에 핀 한 송이 꽃과 같은 느낌이다. 마태는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위에서의 이 한 마디를 통해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게 된다.

마태복음은 처음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이 땅에 오심은 아브라함과 다윗의 후손으로 하나님의 계획 속에서 이루어졌음을 알린다. 하나님의 약속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루어질 때 그의 첫 번째 약속은 바로 임마누엘이었다.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기 위해 이 땅에 예수님이 오셨다는 사실이다. 마태는 이 사실이 너무나 놀랍고 신기했다. 거룩한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하신다니 놀라운 사실이 아닐 수 없다. 우연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하심이요, 약속 안에서 그 일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는 것 자체가 영광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약속이 십자가를 통해 완성되는 것은 충격 그 자체였을 것이다. 세상의 그 어떤 왕도 이렇게는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모두가 저주하는 십자가 위 그곳에서 예수님은 왜 나를 버리시냐고 하나님께 부르짖는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있어야 할 이유가 없는데도 하나님은 그 부르짖음에 침묵하신다. 사랑하는 아들, 독생 자가 부르짖는데 철저하게 하나님은 침묵하고 외면하신다. 이 순간 마태는 아들을 버리는 이유는 너희를 버리지 않기 위함이라는 하나님의 음성을 하나님의 침묵 속에서 들었던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와 함께하기 위해 예수를 버려야만 했다. 만약에 그 순간 예수님이 불쌍하여 하나님이 예수님을 돌아보셨다면 우리는 영원히 죄인으로 살아야만 했을 것이다. 예수님의 버림받음을 통해 우리가 위로를 받고, 또 하나님은 마침내 우리와 함께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마태는 예수님이 철저히 버림받으실수록 우리는 절대로 버림받지 않게 된다는 십자가의 은혜를 경험하면서 이것이면 충분하다 했을 것이다.

이 임마누엘의 은혜는 초대교회가 박해의 순간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버팀목이 되어주었다(고후 4:9). 그들은 하나님이 결코 우리를 버리지 않을 것임을 믿고 버텨 결국 승리할 수 있었다. 예수님의 처절한 외침과 하나님의 철저한 외면은 오직 한 가지 목적을 이루기 위함이었다. 그 임마누엘이 오늘 부활을 믿는 우리 믿음의 반석이 되고, 오늘의 고난을 이기고 기뻐하며 살아갈 이유가 되기를 소망한다.

 

오늘의 기도

나를 구원하시기 위해 철저히 외면하 시고, 버림받으신 그 사랑과 구원의 역사를 기억하며 승리하는 삶 살게 하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