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511일 화요일 잡초도 아름답습니다

성경 마태복음 25:31-46 

찬송 295

 

봄철이 되면 시골에 있는 농부들은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느라 바빠진다. 여러 가지 일로 바쁜 일손을 더 바쁘게 하는 것이 있는데 바로 잡초이다. 땅이 아무리 메말라 있어도 한번 비가 오고 나면 어느새 잡초가 자라난다. 그래서 농부들은 매년 농사를 지을 때마다 잡초와 한바탕 전쟁을 치른다. 그런데 이런 잡초가 귀하게 대접을 받는 곳이 있다. 바로 사막이다.

오래전에 사막에 간 적이 있는데 그곳에 있어 보면 잡초가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차를 타고 가다 보면 사방이 모래와 자갈, 바위밖에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가끔씩 잡목이나 이름 모를 잡초들이 나타나는데 그것들을 볼 때면 참 반갑다. 한번은 민들레 홀씨처럼 생긴 식물이 있어 반가운 마음에 손으로 만지려다가 가시에 찔린 적이 있다. 조금이라도 더 세게 잡았으면 가시가 손바닥 깊숙이 박힐 뻔했다. 사막에 듬성듬성 서 있는 작목들은 관상용으로 쓰일 만큼 훌륭하지 않고, 그렇다고 그늘을 만들 만큼 큰 잎을 가지고 있지도 않다. 그러나 있는 그 자체만으로 참 귀하다.

우리가 사람에 대해 이런 마음을 가져야 한다. 비록 볼품이 없고, 남과 비교해 뒤처진다 해도 단순히 사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존중할 수 있어야 한다. 예수님은 어느 누구와 비교할 수 없는 최고의 사람이셨다. 그러나 어느 누구도 함부로 대하지 않으셨고 모든 사람을 소중한 존재로 여기셨다. 마태복음 12장을 보면 손이 마비된 사람이 나오는데, 예수님은 바리새인들의 온갖 경계와 비난 속에서도 그를 치료해 주셨다. 왜냐하면 사람들의 눈에 가치 없어 보이는 그 사람도 예수님에게는 소중한 존재였기 때문이다.

오늘 본문에도 이러한 예수님의 마음이 그대로 드러난다. 마지막 때에 사람들이 두 부류로 나눠지는데 한 부류는 예비된 나라에 들어갈 양과 같은 사람들이고, 한 부류는 영원한 형벌에 들어갈 염소와 같은 사람들이다. 사람들이 이렇게 나눠지게 된 기준은 가난한 사람, 병든 사람, 나그네와 같은 사람들을 어떻게 대했느냐이다. 오늘 본문 40절이나 45절의 표현으로 한다면 지극히 작은 자 하나에게 어떻게 했느냐이다. 그들이 힘들어 할 때에 이웃이 되어 돌봐줬다면 예비된 나라에 들어갈 수 있는 것이고, 반대로 외면했다면 영원한 형벌이 있는 불에 던져지게 되는 것이다.

참 놀라운 것은 내가 돌봐줬든지, 외면했던지 내가 대했던 그들이 바로 예수님이셨다는 것이다. 이 말씀은 어느 누구에게는 가슴 따뜻한 이야기가 될 것이고, 어느 누구에게는 간담이 서늘해지는 이야기가 될 것이다. 주님은 지금도 우리에게 물으신다. 너는 어느 편에 서기를 원하느냐?

이제 우리에게 사람의 가치가 재발견되기를 바란다. 껄끄러운 사람도, 귀찮은 사람도, 미운 사람도 모두가 사람이라는 사실 하나만으로 소중한 존재로 보이기를 바란다. 주님께서 죄인된 우리를 불쌍히 여기셨고, 인내하며 참아주셨고, 때로 기다려 주셨음을 기억하자.

 

오늘의 기도

주님께서 보여주신 사랑을 기억하며 차별하거나 선택적으로 사랑하지 않고 무조건적으로 사랑하는 자가 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