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오래 기다리셨죠?

딱 공차기엔 너무 좋은 날씨군요.

회의를 통해 서로의 시간을 물은 결과, 경기일을 10월 5일로 정했습니다.



이찬우 집사는 그간의 맞선 실패에 대한 분풀이를 꼴대에 골 넣는 걸로 한다고 했습니다. 골대에 골도 못 넣는데 어찌 여자 마음에 골인할 수 있겠느냐며 비장한 각오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만약 한 골도 못넣었을 때 어떡하겠느냐는 질문에 그는 주저없이, 지나가는 여자의 귀에 피리(클라리넷)를 불어 버리겠다고 말했습니다.

인치주 집사는 그간 교회 내에서 해병대의 위신을 세우지 못해 늘 마음에 걸렸었는데, 이번 경기에서도 역시 잘 다림질한 육각모와 붉은 군대 체육복을 입은 해병대원의 의연한 모습에 비추어 전혀 부끄럽지 않는 모습을 보이겠으며, 귀신 잡는 해병대가 얼마나 골을 잘 넣는지 기대하시라고 덧붙였습니다.

한편 김금원 집사는 장가가는 마음으로 겸허히 경기에 임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해서 자신이 한 골을 넣으면 올해 안에 자신의 여자를 만나고, 두 골을 넣으면 내년에는 수송 예식장에서 딴따라를 치를 수 있을 거라 전망했습니다.

권동혁 군은 지난 번 볼링장에서 약간 맛을 보여줬듯 강력하고 힘있는 플레이를 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간 체력 단련을 무지 한 모양입니다. 다들 옆에서 떨어져야 하겠습니다. 공 뺐겠다고 덤벼들면 다치게 할 수도 있다고 엄포를 놓았으니까요.

김태후 군은 자신의 골에 대해 경품을 걸었습니다. 중거리 슛에 의한 골일 때 아이스크림, 헤딩에 의한 골일 때는 하드, 골키퍼를 어리버리 정신없게 하여 자살골을 성공시켰을 때는 쭈쭈바, 오버 헤드 킥에 의한 골일 때 붕어싸만코 등을 먹겠노라고 나보고 준비해 놓으라고 했는데, 과연 넣을 수 있을까요? 그걸 성공시킨다 해도 요즈음 같이 스산한 가을 바람이 부는데 어디서 붕어싸만코며 쭈쭈바를 구할 수 있단 말입니까?

저는 제가 뛰다가 지치면 제 아들과 바톤 터치를 할 겁니다. 과거 차범근이 지금 차두리를 내보낸 것처럼...

(그나저나 ... 울 아들 기 좀 살려 주이소...

잘못했심더... 다 애비 탓이라예...

우짭니까? 예배 시간에 조용히 하라 캐도 글마가 도통 말을 들어묵어야제...)



아무튼... 그날 편한 차림 준비해 오시고, 모임 후에는 교회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을 예정입니다. 경기는 전례처럼 대략 3시 이후가 되겠습니다.

장소는 신동 초등학교 운동장입니다.

그때까지 모두 좋은 컨디션 유지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