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이야기

    목사, 기자, 경찰이 식당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밥값은 누가 냈겠느냐? 정답은 <식당주인>이다.
세태 풍자 유머를 읽고 웃었지만 웃음의 뒷맛은 씁쓸했다. 교회 얘기, 특히 교회의 문제를 얘기 하기는 참 어렵다.
예수처럼 생각하고 예수를 닮기 원하는 교인들이 많이 있음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06년 한국 통계청이 발표한 종교 실태를 보면 10년 전에 비해 기독교인은 줄었고 천주교와 불교 신자는 늘어났다. 한국 교회가 서양교회와 같이 텅텅 비는 현상의 시작은 아니겠지만 많은 기독교인들이 교회를 떠난 이유는 <예배 방법이 경건하지 않고 시끄럽다, 헌금을 강요한다, 교역자의 질이 낮다>라고 실태보고서는 말한다.

어느 목사님은 “요즘 교회는 모이자, 집 짓자.”가 거의 공식화 되어 헌금을 강요한다고 개탄했다. 기독교 교역자는 천주교나 불교에 비해 성직자가 되는 과정이 많이 생략되고 교육기간이 짧으며 그 수가 많은 것도 사실이다.
한 해의 신학 대학 졸업자가 몇 명인지는 아무도 모른다고 한다. 대략 5500명 이상으로 추산하는데 무인가 신학교가 많기 때문이다. 미국에도 한국인이 운영하는 신학교가 80개를 넘지만 대부분 학위를 인정받지 못하는 학교라니 놀랍다.

  한국일보 미국 지사에서 종교 칼럼을 담당했던 정숙희 기자가 쓴 책<그들은 왜 교회를 떠났을까?>에는 교회의 어두운 면이 많이 노출되어 있다. 주도권 싸움, 갈등과 분열, 목사 우상화, 대형 건물, 탈세, 부동산 장사, 세속화, 물질주의 등 교인인 저자는 아픔과 용기를 갖고 많은 것을 지적했다.

  여행길에서 만났던 초노의 한국 사람은 회사를 경영하는데 교회 장로임에도 자기 회사에 기독교인은 채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장로가?> 의아해서 물었더니 “말이 많고 자기중심적이다.
배려와 희생이 없고 타협할 줄 모르고 정직하지 않다.” 30년 전만해도 교인이라 하면 최소한<정직한 사람>이라는 인식을 주었는데 지금은 뺀질뺀질한 조약돌 취급을 받고 있는 것이다.

캐나다 BC주에서 시무하는 어느 목사님은 “BC주에만 수 백 명의 한국 교역자들이 있다. 그 중에는 해외에서 시무 했다는 독특한 경력을 갖기 위하여, 아이들의 영어 공부를 위하여, 교회를 통해 캐나다 영주권을 받기 위하여 머물고 있는 교역자가 많이 있다.“고 탄식 했다.

  이민 교회에는 또 다른 특성이 있다. 절대 다수가 교인이기에 정보 교환과 객지 생활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목의 성격이 있고 새로 온 이민자의 정착을 돕는 일도 중요하다.
많은 도움을 받고는 납득할만한 이유 없이 옆 교회로 옮기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생활 근거지가 바뀌어 떠나는 등 교인의 이동이 많은 것도 특성이라면 특성이다. 사람과 사람의 접촉이 많이 있다 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상처 받고 떠나는 부작용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에드몬톤 한국인 교회 사정에 훤한 어느 사람은 “그 교회는 설교가 마음에 들지 않고 저 교회는 어느 장로, 어느 집사가 보기 싫어 여러 교회를 다니게 되었노라.”고 했다. 교회가 싫은 것이 아니라 교인들이 싫다는 그에게 “당신이 다님으로 좋아지는 교회가 좋은 교회”라 했다. “자주 옮겨 심은 나무는 뿌리가 허실해 질 수 있고 생명력이 약해 질 수 있다.”는 말도 덧 붙였다.

  기독교가 한국인에게 끼친 좋은 영향은 많고 교인들이 사회와 나라에 행한 훌륭한 일들은 칼럼을 천 번 이상 써도 모자랄 정도로 많다 그러나 교회 안팎에서 비판과 자성의 소리가 높아지고 교인수가 잠시나마 주춤한 이 때 스스로를 돌아보는 냉정함이 있어야 할 것이다. 경배와 찬양, 이해와 사랑과 나눔이 가득 찼던 초대 교회 교인들을 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목사와 장로와 집사는 보이지 않고 예수만 보이는 교회로 만들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