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스럽고 은혜넘치는 수송 사랑방에 이 글을 올려놓아도 좋을지 망설였습니다.그러나 세상은 여전히 혼돈속에 있는 것 같습니다.민심은 완전히 이반돼 '선생님'을 목숨처럼 여기던 '남쪽'사람들조차 다음 대선때는 투표조차 안하겠답니다.개신교에는 대 변혁의 물결이 일고 있습니다.여기에 동참하자는 얘기가 아니라 시대의 흐름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할렐루야! 이글을 올려놓기 직전 국민일보 사태가 해결됐다는 연락을 받았습니다.노조 대의원총회의 추인이 남아있지만 사측이 노조의 요구를 다 수용했답니다.파업 43일만입니다.





기독교 평신도 301인 3·1 선언문



우리는 민족적 존엄성의 회복과 국권의 자주독립을 위해, 하늘의 함성으로 압박의 땅을 뒤흔들었던 선각자들과 민중들의 나라사랑을 오늘에 되새기고자 한다. 특히 믿음의 선조들이 감연히 감당했던 자기 희생적 십자가의 결단을 소중히 여긴다. 그 신앙적 결단이 혼미한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들의 몸에서, 생명력 넘치는 힘으로 새롭게 역사하시기를 간구하는 바이다.



우리 민족의 해방의 역사는 이 땅에 살아가고 있는 민중이 해방의 주체로 서는 역사이기도 하다. 가장 힘겹도록 시대의 고통을 짊어지면서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이 무너져 내렸던 민중들이, 자유와 희망의 영을 받아 역사를 변화시키는 과정은 인간에 대한 하나님의 구원사와 직결되는 사건임을 굳게 믿는다.



우리 민족의 숙원인 민족의 화해와 평화통일 또한, 하나님과 인간, 인간과 인간을 화해시키기 위해 오신 그리스도의 성령이 우리의 영혼을 사로잡을 때에 반드시 이루어질 것을 믿는다.



우리 평신도들은 바로 이 마음을 품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한다. 그러나 오늘 우리 사회는 오로지 자기만 아는 이기심의 열매인 부정부패로 미래를 건설할 힘을 계속 잃어가고 있으며, 특히 교회 지도자들의 독선과 교만, 부도덕은 하나님 나라의 뜻을 품은 이들을 깊은 절망에 빠뜨리고 있다.



우리는 개인적 성화와 사회적 성화가 동시적 사건(체험)임을 고백한다. 따라서, 사회적 약자를 긍휼히 여기시고 정의와 공평으로 세상을 다스리시고자 하는 하나님의 나라를 이 땅에 맞이하는 일에 함께 하고자 한다. 실로, 하나님의 나라가 역사의 현실이 되도록 하는 일에 관심이 없는 신앙은 하나님의 뜻을 따르지 않는 것을 드러낼 뿐이다.



오늘 우리 평신도 301인은 사사 기드온과 삼백 명 용사들과 같은 심정으로 사회적 불의와 위선에 굴하지 않고 교회와 사회의 개혁을 부르짖는 평신도 선언을 함께 하는 바이다.



1. 교회와 1천만 성도들에게 바란다



첫째, 우리는 일반 언론이 다루었던 담임 목사직 세습, 교회 재정 사용의 불투명성에 대하여 개탄의 마음을 금치 못한다. 이에 덧붙여 각 교단 총회의 금권 선거, 일부 자질이 부족한 목회자들의 범죄행위, 개별 교회 중심의 이기적이고 경쟁주의적인 성장, 이를 부추기는 배금주의, 소위 CBS, 국민일보, 이랜드, 스포츠투데이로 대표되는 기독교관련 언론과 기업의 파행 등 한국교회의 부정의한 현실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갖는다. 따라서 한국교회는 상식을 벗어난 일부 교회와 일부 목회자들의 윤리적 일탈과 신앙적 위선, 그리고 실정법적 범죄 행위에 대해서 교회가 무조건 감싸려고만 하지 말고 이에 합당한 회개와 반성이 있은 후에 용서할 것을 촉구한다. 이러한 이유로 하여, 교회의 부패와 부정을 고발하려는 양심을 억압하는, 한기총 관련 교계 지도자들이 주도하는 한국교회언론대책위원회는 즉각 해체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하는 바이다.



둘째, 이 기회에 우리는 유럽과 미국의 장로교단처럼 한국의 교회들이 종신제 장로 중심의 당회가 아니라 임기제 장로 중심의 운영위원회로 교회 정치의 제도적 틀거리를 민주화하길 바란다. 더불어 교회 구성원의 과반수 이상을 차지하는 여성과 청년이 교회의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며, 여성목회자와 여성장로에 대한 안수 금지 등과 같은 여성차별적 교회헌법을 바로 잡아나가기를 바란다.



셋째, 또한 목회자 중심의 교권주의적 교회연합보다는, 목회자와 평신도가 함께 하는 공동체적 교회연합운동이 밑바닥에서부터 일어나기를 바란다. 지금부터라도 한국교회의 갱신과 일치를 바라는 교회의 목회자와 평신도들이 함께 하여 독일개신교연합과 같이 교회의 날(평신도대회)을 지정하여 공동으로 예배하고 행사를 주최하는, 진정한 교회갱신과 일치를 통한 부흥운동이 일어나길 바란다.



넷째, 헌금 바로 사용하기 운동을 전개할 것을 전국의 교회에 제안하고자 한다. 교회 재정의 투명성을 확보하며, 교회예산의 30% 이상을 사회선교비(구제비)로 사용하는 것을 목표로 예산편성의 원칙을 개선해 나가길 바란다. 기독시민사회연대가 전개하는 헌금 바로 사용하기 운동에 모든 교회와 성도들은 동참하기를 바란다.



위의 요구들을 실현시키기 위하여 교회개혁을 원하는 청년, 평신도, 그리고 개혁적 목회자들이 연대하여 함께 할 것을 간절히 간구하는 바이다.



2. 한국 사회와 정부에 바란다



현재 한국 사회는 공동체의 기강을 이루는 근본과 원칙(공평과 정의)이 무너져 버린 상태이다. 국제 투기 금융자본의 지배하에 있는 우리 사회는, 한편으로는 자본의 집중과 독점 대자본의 지배력의 확대, 투기 자본주의의 발전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중산층의 분해와 빈부격차의 심화, 노동자들의 소득감소와 대량실업, 생활비를 과도하게 압박하는 조세부담 등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 1, 2년 사이에 자본은 시장의 자유를 내세워 노동의 역량을 약화시켰으며, 우리 사회의 직장인들은 오직 자본의 이기적인 자기생존 논리에 의해 시장으로부터 쫓겨나야 하는 실직 위기에 직면하고 있으며, 저임금과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 구성원들의 생명은 단축되어 가고 있으며, 병들고 지쳐 있다. 사회적 양극화의 현실은 공동체의 통합력을 막대하게 저해하고 있는 상황이다.



외견상으로 볼 때, 오늘의 정치상황은 지난 날보다 민주화되었고 시민운동이 활성화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된 것 같다. 그러나 사회경제적 위기가 깊어지고 있는 오늘의 상황에서 정치권은 갈등의 조정자와 해결자로서의 역할보다는, 현재의 위기상황을 내몰라라하며 대권행진에만 매진하고 있다. 공당으로서의 정책논의가 아니라, 봉건적 정치문화의 잔재로서 지역감정부추기기와 파당적 정쟁만을 일삼고 있다. 특히 사회의 수구적 기득권층과 냉전적 보수언론은 서로 결탁하여 남북관계의 화해무드를 대결구도로 환원, 역전시키려 하고 있다. 이리하여 양심적 지식인들이 역사의 희망을 접고 좌절하고 있으며, 교육수준이 높은 중산층들은 취업이민이 아닌 도피이민을 감행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다.



이제 우리 사회의 개혁을 위해 국민 모두가 합심하여 일어날 때이다. 그것은 사회적 정의와 공평을 바로 세우고 사회적 약자를 보호하는 복지제도를 확충하는 일에서부터 새롭게 출발할 수 있다. 이 일은 실로 우리 사회의 가치관과 세계관을 개혁적으로 바꾸는 일과 직결되어 있다. 그를 위해 먼저 3대 개혁입법의 조속한 국회처리를 요구하는 바이다. 국가보안법을 폐지하여 민족화해와 일치를 위한 사회적 합의를 이루어내고, 국가인권위원회법을 제정하여 명실상부한 인권국가로서의 국제적 위상을 높이며, 부패방지법을 제정하여 IMF사태를 초래했던 정치적, 경제적 병폐를 치유해야 한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열정과 갈구는 현실에서 바로 개혁적 사회운동을 통해 구체화될 것이다. 하나님은 우리 인간이 형제 자매애로서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며, 돕고 일으켜 세우는 것을 보고 기뻐하실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우리는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의 내면과 그 영적 세계에 하나님 나라의 열망이 충만해져서, 이 시대를 하나님의 뜻에 따라 구원하는 사회개혁운동에 적극 참여할 것을 다짐한다.



2001년 3월 1일 기독교 평신도 3·1선언 참가자 301인 일동



<참여단체>

기독시민사회연대 평신도협의회, 뉴스앤조이, 복음과상황 독자모임, 새벽이슬, 한국교회언론대책위원회를 반대하는 기독인의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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