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회사 식당 아줌마



내가 다니는 회사는 회사식당을 따로 두지 않고 같은 건물 1층에 있는 식당에서 식권을 내고 식사를 합니다.

지금 건물로 이사오기 전부터 오랫동안 같은 건물에 함께 있으면서 가족같은 기분으로 드나들었습니다. 지금 건물로 함께 이사오면서 식당도 커지고 분위기도 좋아져서 모두들 축하하며 잘 되기를 진심으로 바랬습니다



그런데 사실 그 아주머니 음식솜씨가 별로 입니다

도시 맛있다고 느껴지는 적이 없습니다

근처엔 라면집이 하나 있고 백 오십 메타 쯤 떨어진 곳에 중국집이 하나 있을 뿐 다른데 갈 곳 없고 우선 가깝고 회사에서 지불하니까 그저 그러러니 하고 갈 뿐입니다

나야 잡식성이고 음식투정을 안 하지만 내 입이라고 맛을 모르겠습니까

찌개는 고추장찌개일 때가 많은데 어떤 고추를 쓰는지 우러나는 맛이 없고 그저 매운 맛 뿐입니다 . 취나물은 어떻게 삶는지 푹 물러서 씹는 맛이 없구요

느끼는대로 얘기하자면 너무 많지요



회사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들도 바뀐 분위기 때문에 한 달쯤 그 곳에서 먹다가

지금은 다섯 분만 드시고 모두들 다시 도시락을 싸 가지고 다니십니다



식당 아주머니는 불만이 많으십니다

조금만 밥이 잘 못되도 밥이 설다 .밥이 식었다 불평한데나요

반찬이 어떻다고 말이 많다나요

사원들이 하도 건의해서 중국집도 추가해서 둘 중 골라서 가기로 했더니 그 것도 불만이고

일부 여사원이 반찬이 안 맞으면 중국집 가려고 그날의 메뉴를 물어보면 그냥 심통이 납니다. 사먹는 손님하고 음식 파는 손님이 입장이 바뀐 느낌입니다





한 번은 아무도 없을 때 얘기했지요

식당은 항상 좋은 밥을 준비하는 건 당연하지요

반찬도 먹는 사람들이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살펴야지요

손님이 아주머니 입맛을 따를 수 없구요 ,아주머니가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여야지요



그 아주머니 얼굴이 굳어지면서

내가 얼마나 정성 들여 준비하는지 알기나 하세요

다른 회사 사람들은 잘 먹는데 꼭 이 회사 사람만 그러는지 알 수 없네요



다른 회사라면 근처의 힘든 일을 하는 남자들이 주로 근무하는 곳들입니다

그런 사람들은 주는 대로 먹기 마련이고 그러러니 먹기 마련이고

사실 다른 곳 있으면 다른 곳 갈지언정 뭐라 얘기 않지요



더구나 한 식구 같아서 좋은 얘기해주면 흠잡는 줄 알고 정색을 하니

이제 아무도 그런 얘기 안합니다



그 아줌마 남편은 알겠지 했는데 아닌가 봅니다.

같이 살면 생각도 입맛도 같아지나 보죠



며칠 전이군요

콩나물국이 나왔는데

느끼한 게 도저히 못 먹겠더라구요

아마 조미료를 듬뿍 넣은 것 같았습니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후루룩 삼킨 다음 나오면서 얘기했습니다



한마디 할까요

콩나물국은 시원한 맛에 먹는데 너무 속에 많이 넣었네요

뭐요 파 말이에요?

아뇨

고춧가루요?

아뇨

그럼 뭐?

조미료 말이에요

그럼 조미료 안 넣어요 ?

언짢은 아주머니 얼굴이 또 딱딱하게 굳어지기에

대답도 못 듣고 나왔습니다



그 아주머니

자기는 잘 한다는데 ..

생각해서 한다는데..



그 아주머니

자기가 하는 일이 무슨 일인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를 향한 사람들이 무엇을 바라는지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자기를 위해서 진심으로 도와주는 얘기하면 귀담아 들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