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오래전 일이었습니다

여름휴가를 맞아 낡은 스텔라 승용차에 식구들을 태우고 동해안으로 휴가를 떠나던 길이었습니다

양평 휴게소에서 잠간 쉰 후 떠나려는데 차 밑으로 노란 물이 흥건하게 고여 흘러 내리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냉각수가 새는 것 같았습니다

마침 여름휴가철 기동 서비스반이 바로 그 휴게소옆에 있기에 갔더니

본사에서 세명인가가 한팀이 되어 천막을 치고 대기하고 있었습니다



차를 들여다 보더니 엔진과 에어콘 사이를 연결하는 고무관이 갈라졌다는

겁니다

부속이 있으면 그냥 할 수 있는데 없다며 사오겠다기에 만원을 줬더니 한 사람을 양평 읍내로 보냈습니다



기다리는 동안 이런 저런 얘기를 했습니다

팀을 편성하여 5일 동안 봉사한답니다

아이들이 방학 때인데 같이 안놀아 준다고 해서 같이 나와 있다며

같이 있어봐야 재미도 하나도 없을 텐데 텐트 주위를 빙빙 돌며 아빠 앉은 의자

등받이만 만지작거리는 딸이 무척 애처러워 보였습니다



한 시간쯤 지나 읍내에 갔던 친구가

맞는 부품이 없어서 트럭용을 잘라왔다며 천원만 주고 왔다고

자랑삼아 얘기하며 구천원을 도로 반납했습니다



그 튜브의 위치가 깊은 속에 엔진과 부품 사이에 있어 접근하기가 꽤 어려웠습니다

그 세명이 그 더운 날 땀을 온 몸에 흥건히 적시며 근 한시간을 씨름 했습니다

엎드려 조금하다가는 도저히 못 참고 일어나 가쁜 더운 숨을 몰아쉬고

다음 사람이 하고...



얼른 뛰어가서 찬 음료를 드려도 감사합니다 인사만 하지 마시지도 않고

계속하였습니다



정말이지 땀범벅이된 런닝샤츠와 온 팔뚝에 기름과 먼지를 묻히고

너무 오래 기다리게해서 미안하다며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이 존경스러웠습니





일이 끝나고 다 됐습니다 하고 웃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어떻게해야 고마움을 표시할까 하고

목욕하시라고 드렸더니 그 식어버린 음료를 마시며

이 것도 주셨는데요 하는 겁니다



아니 수고비가 아니고 목욕하라는겁니다 하고 강권했더니

"이러면 우리의 보람이 헛됩니다"하는 겁니다



그 말에 나는 그만 더 이상 권하지 못하고

연신 수고했노라고 인사하고 그곳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문득 문득 그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사원들 교육할 때 그 얘기를 들려줍니다



만일 그때 목욕비를 주고 받았더라면 나는 고마운 느낌도 반감되었을 것이며

이렇게 기억하며 살지도 않았을 겄입니다



진정한 봉사는 댓가 없는 것이며

진정한 감사는 마음 속에 담는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