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귀농 만화가의 생생한 농촌 일기/박광희기자 (khpark@hk.co.kr)[한국일보]



농촌 젊은이도 모두 도시로 나온 마당에 도시 젊은이가 농촌으로 들어가기란 쉽지 않다. 화가 장진영은 서울에서 살다 강화도로 이사해 농부가 됐다.

‘삽 한 자루 달랑 들고’와 ‘무논에 개구리 울고’는 장진영의 농촌 생활과 그곳 사람들의 일상을 담은 만화다. 이웃과 부대끼고 정부 정책에 분노하면서 그린 생동감 있는 만화다.





‘삽 한 자루 달랑 들고’는 장진영 자신의 이야기이다. 잡초 많은 밭 700평을 빌려 농사에 도전하는데, 트랙터는 돈 없어서 못 쓰고 제초제는 쓰고 싶지 않아 뿌리지 않았다. 결국 ‘삽 한 자루 달랑 들고’ 깨 심고, 밭 일구지만 잘 될리 없다. 동업자와 돼지를 키웠더니 가격이 폭락했다. 힘겨운 농사.



그는 갈등한다. 농사를 계속 지을 것인가, 창작에 몰두할 것인가. 딱 부러진 결론을 못 내리고 농사와 창작을 자연스럽게 병행한다. 힘은 들지만 한 가족처럼 아끼고 사랑하는 이웃이 있기에 농촌을 떠날 생각은 없다. 그들과 마시는 한잔 술이, 씩씩하게 잘 자라는 아이들의 모습이 위로가 된다.



‘무논에 개구리 울고’에서는 다양한 농촌 이웃의 삶을 그린다. 아저씨는 한번만 더 도와달라는 아들 놈 성화에, 어렵게 마련한 논을 팔 것인지 말 것인지 고민한다.



술 한잔 걸치고 힘들었던 지난 세월을 돌아보다 결국 이장에게 전화해 땅 시세를 물어본다. 도시에서 살던 청년 기관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농촌으로 들어간다. 그러나 그를 기다린 것은 막막한 현실. 그는 다시 도시로 돌아간다. 부모 없는 종대는 엄한 할머니의 회초리를 맞는다. 그래도 축구, 달리기를 잘해 친구, 동생들이 최고라고 치켜 세워주니 항상 우울한 것 만은 아니다.



농사를 짓지 않으면 그릴 수 없는 생명력 넘치는 만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