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11월 21일자 조선일보 김한수 기자의 보도/ 카터 전 美대통령이 쓴 '나의 어린시절', 지미 카터 지음, 김정신 옮김, 미다스북스]



“나는 플레인스에서 태어났다. 내 아내 로잘린은 바로 우리 옆집에 살았고, 내가 자랄 때 그녀는 아기였다. 내 기억의 첫 장면에 남아 있는 사건은 네 살 때 아버지가 농장에 지은 새집을 보여주려고 우리를 데리고 나간 일이었다.” 퇴임 후 오히려 더욱 성공한 삶의 모습을 보여주는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한 책이다.



대공황 말기, 미국 남부 조지아의 소박한 농촌마을의 일상사가 손에 잡힐 듯 생생하다. 소년 지미는 처음 혼자서 총으로 새 한 마리를 잡고는 너무 기뻐 한달음에 집으로 달려와 아버지에게 자랑한다.



칭찬을 아끼지 않은 아버지는 잠시 후 묻는다. “그런데 총은 어디 있니?” 그 밖에 식탁에서도 책을 놓지 않던 어머니, 즐거운 낚시와 사냥, 여덟 살짜리 꼬마가 휴일날 땅콩을 팔아 번 돈으로 흑인들의 오막살이를 매입해 세를 놓은 일 등의 일화는 재미와 감동을 준다. ‘톰 소여의 모험’이 떠오르기도 하면서 한 사회의 리더가 어떻게 성장해가는지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