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의 경험을 존중하라]



가족 안에서 익숙해지기 가장 어려운 것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그들의 삶에 대해 마음속 깊이 관심을 가져주는 동시에, 결과로부터 손을 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것은 최선을 다하고, 최대한 노력하고, 그 다음 결과는 신에게 위임하는 마음가짐으로 다분히 종교적일 수도, 철학적일 수도 있는 것입니다. 어쨌든 자신의 노력과 인생의 과정을 신뢰하는 사람도 인간의 의지대로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으므로 결과를 신의 손에 맡기는 것입니다. 결과로부터 손을 뗀다는 것이, 자녀가 밴드부에 들어가든, 보트레이스팀을 만들든, 개의치 않겠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그보다는 그들에게서 드러나는 선량과 교훈을 즐겁게 받아들이겠다는 뜻입니다.



자녀들에게 신성한 운명과 진화론적 임무가 있다는 것을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이미 아이들이 당신에게서 떠나가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을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그들이 삶을 펼쳐 나가는 것을 지켜보며, 아이들에게 당신의 의지를 강요하는 것이 언제가 현명한 처사는 아니라는 것을 터득해갑니다.



당신은 이제 초등학교에 들어간 지 얼마 안 된 딸아이의 쓰기 공부를 도와줄 수 있습니다. 아이에게 영양가 높은 아침을 먹이고, 키스를 해주고 행운을 빌어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 대신 받아쓰기 시험을 봐줄 수는 없습니다. 아들에게 야구 방망이 잡는 법을 가르쳐주고 공에서 눈을 떼지 말고 끝까지 지켜보라고 말해줄 수는 있습니다. 관람석에서 고래고래 소리를 높여 코치해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를 대신해 1루로 뛰어갈 수는 없습니다.



내버려두는 것이 현명한 처사입니다.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당신의 사랑하는 아이들도 산 경험을 통해 인생의 기술을 터득할 것입니다. 고등학교 시절 우등생이었던 해더는, 대학 신입생이 되어 두 과목에서 낙제를 했고, 나머지 과목들도 간신히 이수했습니다. 그녀의 부모님은 그녀가 공부보다는 사회성을 키워야 한다며 걱정하셨습니다. 그들은 그녀에게 그러한 중요성에 대해 충고한 후에 뒤로 물러서서 안타까운 마음으로 지켜보았습니다. 해더는 고등학교 시절, 수줍음이 많은 아이였고 친구도 없었습니다. 지금, 그녀는 활동 영역을 넓히고 있으며, 친구들을 사귀고,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녀는 사람을 대하는 기술과 함께 시간관리의 중요성을 배우고 있는 것입니다.



가족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체념보다는 수용을 실천해야 합니다.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문제를 해결하는 독창적인 방법을 생각해내세요.



제인은 마흔일곱살의 사이에도 남편이 죽은 오 개월 후 빌과 결혼했습니다. 각기 자녀를 키우고 있었는데 그녀의 자녀들은 깜짝 놀랐습니다. 빌이 집으로 이사오자, 그들은 빌이 재산을 차지하게 될까 봐 걱정스러웠습니다. 그들은 잔뜩 화가 났으므로, 그러한 의심과 절망을 털어놓았습니다. 그들은 어머니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우린 어머니를 사랑해요. 어머니 편이에요. 당신이 원하시는 일이라면 받아들이겠어요. 그리고 지켜보죠.”



섣불리 결혼을 내리거나 외면하는 대신, 그들은 빌에 대해 빌이 어머니와 결혼한 이유에 대해 알아보기로 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들과의 정신적 이별을 받아들이는 순간, 당신은 정신적으로 성숙합니다. 당신은 그들의 삶을 지배할수도, 결과를 통제할 수도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당신의 의지를 신에게 일임합니다. 그들, 그리고 당신은, 신의 손안에 있습니다. 당신처럼 가족들도 정신적인 여행을 하며 영혼의 교훈을 배우고 있습니다.



(주디 포드 / 수필가, 가족치료사)



- 「행복한 가족에겐 분명 내가 모르는 이유가 있다」중에서

(옮긴이:류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