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63일 목요일 선으로 악을 이기라

성경 마태복음 5:38-42 찬송 294

 

불구대천지원수(不俱戴天之怨讐) 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세상은 우리에게 피해를 입힌 원수에게 보복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세상과 다른 천국 백성의 윤리를 실천하도록 가르치신다.

먼저, 구약의 보복법에 대한 오해가 있다. 눈은 눈으로, 이는 이로(21:24; 24:20; 19:21) 이 유명한 보복법은 원수갚는 것을 장려하기 위한 법이 아니다. 오히려 복수를 제한하기 위한 법이다. 일반적으로 복수는 내가 입은 피해보다 과하게 돌려주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보복법은 과도한 복수를 제한하기 위한 한계를 설정한다. 또한 보복법은 정의롭게 공동체가 악을 벌함으로써 개인의 복수를 막아준다. 구약의 보복법은 법정적 문맥에서 주어졌다. 재판관의 정의로운 판결에 따라(21:22; 19:18)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동체가 벌을 주게 된다(24:14, 16). 구약성경 역시 개인 보복을 장려하지 않는다. 오히려 하나님께 맡기도록 권면한다(20:22; 24:29). 그렇다고 피해를 무조건 감수하라는 말은 아니다. 국가는 정당한 법 집행을 통하여 적극적으로 사회적 약자와 피해자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

그러나 악을 악으로 청산할 수는 없다. 예수님께서는 악한 자를 대적하지 말라 누구든지 네 오른편 뺨을 치거든 왼편도 돌려대라(5:39)고 말씀하신다. 언뜻 지나치게 소극적이고 무책임한 말처럼 들린다. 예수님께서도 가르침을 통해 혹은 성전청결 사건에서처럼 과격한 모습으로 악에 저항하신 적이 있으시다. 사도들 역시 악에 굴복하지 말고 마귀를 대적하라(4:7), 이 악한 사람은 너희 중에서 내쫓으라(고전5:13)고 가르친다. 예수님께서 경계하시는 것은 악에 대해 악한 방법으로 대응하는 것이다(12:17). 바울은 적극적으로 악에게 지지 말고 선으로 악을 이기라(12:21)고 권면한다. 모욕과 폭력을 당할 때 동일한 방식으로 보복하는 것으로는 악을 그치게 할 수 없다. 상대방의 행동이 곧 나의 행동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악한 방법으로 악을 그치게 할 수 없다. 악은 악을 낳을 뿐이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한다. 소극적인 자세로는 오른쪽 뺨을 맞고 그냥 견딜 수도 있다. 그러나 예수님의 가르침은 사랑과 희생으로 폭력에 응답하라는 것이다. 고린도교회 성도들 간의 소송문제를 다루며 바울은 차라리 불의를 당하는 것이 낫지 아니하며 차라리 속는 것이 낫지 아니하냐”(고전 6:7) 라고 권면한다. 예수님은 네게 구하는 자에게 주며 네게 꾸고자 하는 자에게 거절하지 말라”(5:42)고 말씀하신다. 얼마든지 우리에게 거절할 권리가 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모든 사람 앞에서 선한 일을 도모해야 한다. 폭력으로 폭력을 막을 수 없고, 무자비함으로 무자비함을 막을 수 없다. 목적이 수단을 정당화시키지 못한다. 그리스도인은 악에게 지지 말고 적극적으로 선으로 악을 이겨야 한다(12:21).

 

오늘의 기도

우리에게 사랑과 지혜 주셔서 선으로 악을 이기게 하소서. 온유와 사랑과 인내로 예수님처럼 이 땅을 정복하게 하소서.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