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전 수송교회 홈페이지를 처음 방문하고 이곳 청년게시판에 처음으로 글을 올리는 사람입니다. 개인적으로 송현석님을 조금 알고있고 어려운상황에 적지않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현석님이 말씀하신 카페의 어려운 사람가운데 하나이구요. 이자리를 빌어서 현석님에게 다시한번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제가 이교회의 신자도 아니고 그렇다고 현재 교회를 다니는 사람도 아니며 더군다나 이 홈페이지를 처음 방문한 사람으로서 이곳에 이런 글을 올리는 이유는 현석님이 말씀하신 믿음의 본질이라는 것과 목사님이 말씀하신 것이 크리스챤이 아닌 저와같은 비기독교인에게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그 이유는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 저는 꽤 어릴적부터 교회를 다녔고 한때는 하나님께 서원을 자청했을만큼 열정을 갖고 신앙생활을 했던 사람입니다. 청소년시절에 제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해 주었고 성인이 된 이후에도 그 그늘속에서 살아왔던 기독교의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믿음을 잃어버리게 된것은 비교적 최근의 일입니다만 이미 20대 초반부터 그 존재에 대해서 회의를 거듭해 왔던만큼 실제로 저의 믿음이 언제 사라졌는지는 저로서도 잘 모르겠습니다. 그후로 제 삶의 가장 큰 부분이었던 신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철학과 다른 문학등의 세속학문 속에서 길을 찾아보았지만 저도 인간인지라 관념을 벗어난 현실속의 벗어나기 힘든 굴레속에서는 또다시 신이라는 존재에 대한 갈구를 조금이라도 하지 않을수가 없더군요. 그러나 역시 그러면서도 그 존재를 다시 저에게 받아들이기에는 이미 저에게 있어 믿음의 근거가 희박해진 기독교적 사상 때문에 돌아가기엔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자연히 다른 종교에도 눈길을 돌리게 되었구요. 그러다보니 종교를 가졌던 사람이라면 누구나 품었을 생각인 모든종교는 결국 하나로 통하는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제가 오랫동안 막연히 품어왔던 이 의문과 현석님이 말씀하신 믿음의 본질문제는 통하는 부분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저역시 어릴때부터 교회를 다녀서 익숙해진 것이지만 교회에서는 주로 현석님이 말씀하신 믿음의 과정으로 믿음을 정의내리는 경향이 있습니다.(지금도 그러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그러다보니 저역시 기독교는 당연히 어떤 제의나 예배 그리고 흔히말하는 순종등을 믿음이라고 정의내린다고 생각해 왔습니다. 그러나 현석님이 말씀하신대로 믿음의 본질과 믿음의 과정이 분리될 수 있는 것이라면 저에게 이런 의문이 생기더군요. 요약해서 두가지 입니다.


첫째. 본질과 과정 중에 무엇이 다른 하나를 그속에 포함하고 있느냐 입니다. 이럴때 세가지로 분류가 될수 있겠는데요. 1 본질에 과정이 포함된다 2.과정에 본질이 포함된다. 3본질과 과정은 동등하다. 제가 잘못이해했는지는 모르지만 현석님은 1번적인 생각을 그리고 목사님은 3번적인 생각을 갖고계신듯 하더군요. 2번과 3번이라면 기독교의 제사나 제의행위 그리고 믿음을 표현하는 형태가 문제가 될 이유는 없습니다 .왜냐하면 과정속에 본질이 있거나 동등하다면 그 과정을 이행하는 동안 자연히 본질이 형성될테니까요. 그러나 1번의 경우라면 기독교의 믿음행위란 결국 여러 본질적 과정중의 하나라는 결론이 나옵니다. 그렇게 본다면 다른종교의 믿음행위에도, 다시말해서 현석님이 말씀하신 자유와 평안이 믿음 그 자체 즉 실체라면 역시 다른종교에도 그런 자유와 평안은 있다고 볼수 있으므로 모든종교에 하나님에 다가가는 믿음이 있다고 볼수 있는 것이겠죠.


둘째. 믿음의 실체가 단지 자유와 평안이라면 과연 기독교에서 말하는 천국이란 어떤 의미인가 입니다. 예수님은 믿는자가 천국에 간다고 말씀하신걸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세상속에서도 자유와 평안이 있다면 그 자체가 천국이라는 말은 종교인들에게 심심찮게 듣고 있습니다. 그런식으로 본다면 예수님이 말씀하신 천국은 바로 마음의 상태라고 볼수도 있는 것이겠죠. 신학을 공부했던 제 친구중에서는 지금까지의 보수적인 교회의 주장과는 다르게 아주 진보적이고(이렇게 표현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자유로운 기독교 사상을 주장하는 녀석이 있습니다. 그 친구는 모든사람이 구원받는다고 하더군요. 예수를 믿건 안믿건 세상에서 어떤죄를 지었더라도 죽으면 모두 천국에 간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것이 교회의 사상적 딜레마에서 나온 절충안이라고 봅니다. 어찌보면 과학이 발전하면서 인간에 대한 해석이 예전의 신학적 해석과는 많이 달라지면서 그 과학적 해석에 따라가다 보니(기계론적 인간관이라고 해야하나요) 개인의 잘못에 대해 개인에게 책임을 지우지 않으려는 경향으로만 보인다는 거죠. 또다른 종교인은(기독교인입니다만) 죽음이후의 세계는 누구도 모른다. 예수가 말한 천국이란 이 세상속에서의 마음의 상태를 말한 것이다 라고 합니다. 제가 지금 이런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하는 것은 죽음에 대해 심각한 고민을 하게된 제 상황과 또한 제가 속해있는 카페의 사람들에게 아니 어찌보면 세상을 사는 모든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가 아닌가 싶어서 입니다.


 여기 한사람이 있습니다 .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죠. 그 사람에게 지금의 기독교는 어떤 대답을 해줄수 있습니까?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기독교인들이 죽음이후의 천국-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같은 죽음이후의 삶-을 기다리며 절대 자살은 안되고 참고 인내하라는 대답이 많았습니다. 요즘은 지금같은 사람들에게 그런 신화적인 생각은 안통하니까 단지 믿음을 통해서 자신의 고통을 없애고 현실속에서 참된 자유와 평안을 누리라는 말이 대부분 입니다. 그러나 그런 말이 정말 자살을 생각할 만큼 절망적인 현실에 처한 사람에게 얼마나 거리감이 느껴지는 말인지는 제 경험을 통해서 말씀드릴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다른 기독교인(신학하는 제친구같은 경우)은 자살해도 천국가니까 너무 거기에 연연하지 말라고(어찌보면 참 무책임하고 말도 안되지만 그래도 마음에 평안을 주려고 하는 말임을 알기에 뭐라고 할수는 없습니다)하기도 합니다만 그건 솔직히 별로 도움이 안되는 말인건 다 알고 계시겠구요.


 전 지금의 사회가 죽음을 가리고 삶의 즐거움과 쾌락만을 노래하지만 결국 인간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죽음의 문제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로인해 비로소 삶이 중요해 질수 있으니까요. 그리고 그 죽음의 문제를 생각하면 신과 믿음에 대한 문제에 다시 고민할 수 밖에 없다는 건 당연한 거겠구요. 과연 어느종교를 다녀야 신에 대한 정확한 믿음을 가질수 있는지 그리고 그 믿음이 말하는 자유와 평안속에서 누리는 행복이란 것이 천국의 실체인건지. 아니면 천국이라는 것이 정말 사후에 존재하는 다른 세계인건지요. 전 인간에게 죄를 물어서 지옥에 보낸다는 건 말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쪽이라서 모든사람이 죽으면 천국간다는 생각을 갖고있습니다만 그렇다면 차라리 힘들게 믿음을 통해서 세상속의 자유와 평안을 누리는 것보다 그냥 일찍 스스로 인생마감해서 젖과 꿀이 흐르는 낙원에 가는게 낫지 않겠습니까. 제 질문이 어찌보면 무례하게 보이실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런 문제가 정말 심각한 사람도 있다는 걸 감안하셔서 가르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항상 평안하시길 바랍니다.